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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로 '후끈'…우편투표 앞 '전운'




호주 사회가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0년 이상 치열한 논쟁거리인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는 최근 일차적으로 전 유권자를 상대로 한 우편투표로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면서 찬반 세력 간에도 벌써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11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연방 상원에서는 지난 9일 여당이 내놓은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국민투표안이 야당 반대로 부결됐다. 


연방 정부의 국민투표 안은 지난해 11월 이후 다시 상원에서 퇴짜를 맞았다. 이에 따라 연방 정부는 우편투표로 국민의 의견을 물은 뒤 그 결과에 따라 의회에서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결정하자는 대안을 들고 나왔고, 10일 주요 야당인 노동당이 동의하면서 타협점에 도달했다.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는 정부가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LGBTI)들을 헐뜯고 비하하는 안을 내놓았다고 비난하면서도 "우편투표 불참은 동성결혼 반대자들만을 이롭게 할 것"이라며 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야당은 그동안 국민투표를 하게 되면 동성애자와 그 가족에 대한 혐오감을 부채질하는 등 국민 분열을 초래하고 세금도 낭비할 것이라며 의회에서 결론짓자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여야 타협안이 나오자 동성결혼 합법화 옹호단체 일부는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연방 대법원에 소송도 제기했다. 동성애자로 연방 대법관을 지낸 마이클 커비(78)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은 이번 합법화 절차는 자신이 "이등 시민"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며 투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여론조사로만 해도 충분한 일을 구속력도 없는 우편투표에 1억2천200만 호주달러(1천100억 원)나 쓴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미 찬반 양 진영은 우편투표를 기정사실로 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동원할 방침이다. 최고경영자(CEO) 앨런 조이스가 동성애자인 콴타스항공의 경우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공영 ABC 방송은 프로그램 진행자들에게 동성결혼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 천명에 신중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며 입단속에 나섰다. 


대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경우 우편투표는 다음 달 12일부터 11월 7일까지 약 2개월간 실시되고 최종 결과는 그달 25일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쪽이 많을 경우 여당은 관련 법안을 놓고 의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자유로이 투표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며, 이 경우 의회 통과가 유력시되고 있다.  호주에서 국민 과반수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대부분의 주에서 동성 커플에게 시민결합(Civil Unions) 권리를 부여하거나 그들의 관계를 정식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나 전국적인 결혼 합법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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