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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마트폰 좀비 '스몸비' 위한 신호등 설치..바닥에 신호등이…



거리를 다니다 보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다른 보행자나 차량이 알아서 비켜 가면 다행이지만, ‘아차’ 하는 순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 아무 생각 없이 횡단보도에 발을 디뎠다가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과 부딪힐 수도 있다.


이런 안전사고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선 벌써 ‘스몸비(smombie :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이 스몸비들이 일으키는 교통사고를 줄여보기 위해, 호주에서 색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오는 12월부터 시드니 도심의 주요 횡단보도 5곳에 ‘매설 신호등(In-ground Lights)’을 실험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도로 건너편 기둥에 설치된 기존의 신호등과 달리, 매설 신호등은 횡단보도와 인도의 경계선에 작은 LED 신호등을 촘촘히 박아놓은 형태이다. 평소에는 빨간 불이 켜져 있고, 차량이 접근하면 깜빡인다. 건널 때가 되면 초록 불이 켜진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보행자가 신호등을 확인하려 굳이 고개를 들지 않아도 된다.


NSW 주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보행자는 총 61명으로, 2014년보다 50%나 늘어났다. 호주 퀸즐랜드대학이 2014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문자를 보내면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보행자가 균형을 잃고 직선 상으로 걷지 못하게 된다. 당시 연구를 이끈 시오반 샤브런 교수는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걷기’라는 단순한 행위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최근 4년 동안 2배 이상 늘었다. 2011년 624건이던 스마트폰 관련 보행자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 1360건까지 증가했다.


이 매설 신호등은 독일에 이미 설치된 바 있다.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시정부는 지난달 1일 혼잡한 기차역의 철길 건널목 두 군데에 ‘스몸비’를 위한 매설 신호등을 설치했다. 지난 3월 한 10대 소년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철길을 건너다 기차에 치여 중상을 입은 데 따른 조치다.


NSW 주정부는 오는 12월까지 약 25만 달러를 들여 매설 신호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조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던컨 게이 NSW 도로장관은 “정부가 수만 달러를 들인다 해도 운전자와 보행자의 ‘실수’를 모두 막을 수는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걷거나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주위의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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