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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30세대 ‘쇼핑보다 여행’ … 백화점 안간다



미국의 소비문화를 주도했던 유명 백화점들이 물건보다 경험을 사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 미국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미국인들 소비의 상징과 같았던 백화점이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소비자들이 전체 소매상에 지출한 비용은 6월에 비해 0.6% 상승했지만, 백화점에 쓴 돈은 오히려 0.8% 줄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지출이 높아진 항목은 외식, 자동차, 집수리, 건강, 미용 등이었다. 특히 20~30대는 여행, 외식, 헬스장과 스마트폰 기기 및 애플리케이션에 쓴 돈의 비중이 높았다.

투자회사 스티펠 니콜라스의 연구원 리처드 재프는 “경험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 돈이 생기면 새로운 도시로 여행을 떠나거나 축제에 가는 것이 더 나은 소비라고 여겨지고 있다”며 “소비의 천국 미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던 ‘백화점에 잔뜩 쌓아놓은 물건이 순식간에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습(pile it high and watch it fly)’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새 학년이 시작되는 9월에 앞서 대다수 백화점과 각종 오프라인 매장이 실시하는 개학 기념 세일은 과거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했지만 올해 진행 중인 세일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소비 감소는 매출과 이윤 예상폭 등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유명 백화점 브랜드인 메이시스는 연 매출 성장 전망치를 최근 2.1%로 낮췄고, 또 다른 백화점 콜스도 이윤 예상폭을 0.1%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 패턴의 변화뿐만 아니라 달러 강세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가 줄어든 것도 백화점 등 미국 소매업에 타격을 입혔다. 최근 달러는 유로나 엔화에 비해 20%나 비싸졌고,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도 미국 백화점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장기적으로 백화점의 존폐를 좌우할 가장 큰 위협 요소로 꼽힌다. 미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쇼핑 시장은 지난 7월에만 판매량이 전달보다 1.5% 늘었다. 상황이 악화되자 백화점들은 할인매장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NYT는 그 같은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 경쟁을 부추겨 제살 깎아먹기가 될 것인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라지브 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부유한 사람들은 사실 이미 웬만한 물건이 집에 다 있기 때문에 이들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새로운 제품만이 지갑을 열게 할 수 있다”며 “그런 제품을 꾸준히 찾아내지 못한다면 이들은 계속 여행이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데 돈을 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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