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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1인당 도박손실 '세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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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1인당 도박 손실액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호주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호주인의 1인당 인당 도박 손실액은 매년 1200호주달러(약 98만원)로 세계 1위이다. 연간 도박 손실액은 240억호주달러(약19조원)에 이른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원인에 대해 호주 전역 교외 지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도박기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 소도시에서는 슬롯머신의 일종인 일명 ‘포키'라는 도박기계가 카지노뿐만이 아닌, 술집이나 호텔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영국 분석회사 'H2 Gambling Capital'에 따르면 호주의 1인당 성인 평균 도박 손실액 920달러(약 98만원)는 2위를 차지한 싱가폴의 인당 손실액 700달러(약 74만원)보다 50%가량 높다.


호주인의 도박 손실액이 높아짐에 따라, 도박 사업자와 도박 반대론자 간의 갈등이 생기고 있다. 카지노 또한 총 도박 손실액의 20%를 차지하지만, 슬롯머신의 일종인 ‘포키'가 주는 수익이 가장 높다. 도박중독자들에게는 가장 위험한 기계이다. 앤젤라 린톨 호주 도박연구센터 연구원은 “도박기계가 지역 사회에 있다는 점이 호주의 특별한 점”이라며 “우리는 포키머신을 대다수 다른 나라들처럼 카지노에만 한정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키머신이 있는 술집이나 클럽, 호텔은 일반적인 내부 모습을 띠지만, 추가로 도박을 위한 방이 따로 마련돼 있다. 엔젤라 린톨 연구원은 “호주에서 도박기계는 매우 흔해서 때로는 사람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포키머신 운영업체가 지역사회의 유명한 사업체인 경우도 있다. 슈퍼마켓 체인점 ‘울워스(Woolworths)’는 호주의 큰 슈퍼마켓 체인점이자 1만2000개의 포키머신을 소유한 가장 큰 도박 운영업체이다. 이 회사가 도박기계로 벌어들이는 돈은 연간 10억 호주달러(약8162억 원)으로 추정된다. 

포키머신은 연방정부가 아닌 주(州) 단위로 규제된다. 호주에서는 여섯 개 주 중 단 한 주(Western Australia)에서만 카지노 밖의 포키머신을 금지하고 있다. 호주의 각 주가 합법적 도박과 포키머신으로 벌어들이는 돈은 총 세금의 7.7%에 달한다. 엔젤라 린톨 연구원은 “조사 결과 덜 부유한 지역일수록 포키머신이 두 배 이상 존재했고, 1인당 손실액은 3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일부 사람들은 담배에 경고그림이 의무화됐고 총기규제가 강화된 호주에서 왜 도박은 엄격히 규제되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도박 반대론자들은 그 원인에 대해 “정치인들이 도박 로비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도박 찬성론자들은 “포키머신을 강력히 규제하는 것은 높은 실업률로 이어질 것”이라며 도박 규제를 반대했다. 현재 이들은 호주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팀 코스텔로 도박개혁연합(Alliance for Gambling Reform) 대변인은 “도박 찬성론자들은 강력한 정치적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미총기협회(NRA)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인들은 미국이 총기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도박이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며 “정부가 도박으로 얻는 수익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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